한로로의 음악은 왜 마음을 움직일까 입춘·0+0·사랑하게 될 거야를 직접 연주하며 느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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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가장 많이 듣는 가수를 한 명 꼽으라면 망설이지 않고 한로로(HANRORO)라고 말할 것 같다.

처음부터 한로로라는 가수를 알고 찾아 들었던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우연히 들었던 한 곡에서 시작됐다.

「입춘」.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들려오는 몽글몽글한 일렉기타 소리가 귀를 붙잡았다.

'이 기타 소리, 참 좋다.'

그게 시작이었다.

노래를 다시 듣고, 한로로라는 가수를 찾아보고, 다른 곡들을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타를 치는 사람답게 결국 타브 악보까지 찾아 기타를 들었다.

그렇게 「입춘」을 완곡했고, 「0+0」을 연주했고, 「사랑하게 될 거야」까지 연주하게 됐다.

어느 순간 나는 한로로의 음악을 단순히 듣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직접 연주하면서 그 음악을 이해해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힘든 날이면 한로로의 음악을 찾는다.

왜 이 젊은 싱어송라이터의 음악이 중년인 내 마음까지 이렇게 깊게 들어왔을까.


한로로는 누구인가

한로로는 2022년 3월 14일 「입춘」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다.

데뷔곡부터 음악계의 평가가 상당히 좋았다. 「입춘」은 2023년 제20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노래 부문 후보에 올랐고, 한로로 역시 같은 해 올해의 신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은 「입춘」의 간결하면서도 흡인력 있는 코드워크, 기타 중심의 사운드, 개성 있는 보컬과 함께 정제된 언어로 만들어진 가사를 높게 평가했다.

그 출발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이후 한로로는 「이상비행」, 「ㅈㅣㅂ」, 「먹이사슬」 등을 거치며 자신의 음악 세계를 확장했고, 2025년 세 번째 EP **『자몽살구클럽』**을 발표했다.

그리고 2026년 제23회 한국대중음악상에서는 결국 올해의 음악인을 수상했다.

불과 몇 년 전 「입춘」으로 등장했던 신인이 이제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주목해야 할 뮤지션 가운데 한 명으로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내가 한로로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이런 수상 경력 때문이 아니다.

나에게 한로로는 무엇보다 기타 소리가 좋은 뮤지션이고, 가사가 마음에 들어오는 싱어송라이터다.


모든 것은 「입춘」의 기타 소리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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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감상 하기>

내가 한로로를 처음 알게 된 곡이 바로 「입춘」이다.

처음 들었을 때 가장 먼저 귀에 들어왔던 것은 보컬도, 가사도 아니었다.

인트로의 일렉기타였다.

화려하게 몰아붙이는 기타가 아니다.

강한 디스토션으로 압도하는 사운드도 아니다.

그런데 묘하게 몽글몽글하고 따뜻하다.

나는 오랫동안 기타를 연주해왔고 록과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해 왔다. 그러다 보니 음악을 들을 때 자연스럽게 기타의 톤이나 코드 진행, 다른 악기와의 조합에 귀가 간다.

「입춘」 역시 그랬다.

결국 타브 악보를 찾아 직접 연주하기 시작했고 완곡까지 했다.

내가 연주한 악보를 기준으로 보면 곡은 F Key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코드 진행 자체만 떼어놓고 보면 엄청나게 복잡하거나 기상천외한 곡은 아니다. 오히려 익숙하고 단순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결과물이다.

단순한 코드가 반드시 뻔한 음악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기타의 톤, 보컬의 질감, 멜로디와 편곡이 합쳐지면서 「입춘」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특히 내게는 최근의 매끈하고 정교하게 다듬어진 음악과는 조금 다른 레트로한 정서가 느껴졌다.

그래서인지 중년인 내 귀에는 오히려 낯설지 않았다.

새로운 세대가 만든 음악인데 이상하게 오래전부터 알고 있던 음악처럼 편안했다.

흥미롭게도 한국대중음악상의 2023년 한로로 신인상 후보 평에서도 비슷한 지점이 언급됐다. 한로로의 음악이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운 감수성으로, 기성세대에게는 일종의 향수로 다가갈 수 있다는 평가였다.

내가 「입춘」을 처음 들으며 느꼈던 감정 역시 어쩌면 그 지점에 있었던 것 같다.


「0+0」, 이번에는 기타보다 가사가 먼저 들어왔다

한로로의 0+0 유튜브 이미지

<영상 감상 하기>

한로로의 음악을 계속 듣다가 만난 또 하나의 곡이 「0+0」이다.

이 곡 역시 나는 듣는 것으로 끝내지 않았다.

타브 악보를 찾아 기타로 연습했고 결국 완곡했다.

내가 연주한 악보에서는 A Key를 중심으로 곡을 익혔다.

하지만 「0+0」에서 내 마음을 가장 강하게 움직인 것은 기타가 아니었다.

가사였다.

한로로의 가사는 상당히 독특하다.

어떤 문장은 처음 들으면 쉽게 이해되는 것 같으면서도 다시 생각하면 의미가 달라진다.

그리고 듣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같은 문장이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한로로의 가사를 정답이 정해져 있는 이야기라기보다 듣는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집어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가사라고 느낀다.

「0+0」은 특히 그렇다.

삶이 지치고 힘들 때 이 노래를 들으면 위안을 받는다.

괜찮은 척하고 싶지 않은 날도 있다.

힘들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해야 하는 날도 있다.

그런 날 이 노래를 들으면 억지로 괜찮다고 말하는 대신 차라리 마음껏 울어도 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울고 싶을 때 펑펑 울게 만들어주는 음악.

나에게 「0+0」은 그런 곡이다.

음악이 사람을 위로하는 방법이 반드시 밝고 희망찬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누군가 대신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위로가 된다.

한로로의 음악에는 그런 힘이 있다.


「사랑하게 될 거야」에서 발견한 두 대의 기타

사랑하게 될 거야 유튜브 영상이미지

<영상 감상 하기>

세 번째로 이야기하고 싶은 곡은 「사랑하게 될 거야」다.

이 곡 역시 기타로 연주했고 완곡까지 했다.

내가 연주한 악보에서는 G Key를 중심으로 익혔다.

그런데 이 곡을 직접 연주하면서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기타 두 대의 관계였다.

한 대가 모든 것을 끌고 가는 구조가 아니다.

두 대의 기타가 서로 역할을 나눈다.

스트로크를 하고, 아르페지오를 연주하고, 필요한 순간에는 멜로디와 솔로가 등장한다.

각각의 연주만 떼어놓고 보면 엄청나게 화려한 테크닉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두 기타가 합쳐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각자 조금씩 공간을 채우면서 전체 사운드가 상당히 풍성해진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스파클링한 기타 사운드다.

이 곡을 직접 연주해보면서 다시 한번 느꼈다.

좋은 기타 음악은 반드시 빠르게 치거나 어려운 테크닉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음을 연주하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에서 연주하고, 어디에서 비워두며, 다른 기타와 어떻게 어울리느냐다.

「사랑하게 될 거야」에서는 그 합이 상당히 좋게 들렸다.

기타를 연주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노래만 들었을 때와 파트를 나눠 직접 연주해봤을 때의 느낌이 꽤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로로의 진짜 힘은 '가사와 록 사운드의 결합' 아닐까

세 곡을 직접 연주하고 여러 곡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내가 생각하게 된 한로로 음악의 핵심은 가사와 록 사운드가 서로 따로 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로로의 가사는 문학적인 편이다.

삶과 청춘, 불안, 관계, 상실, 희망 같은 것들을 이야기하지만 모든 것을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여백이 있다.

그래서 듣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그 안에 집어넣게 된다.

그런데 이런 가사가 지나치게 무겁게만 흐르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기타 중심의 밴드 사운드라고 생각한다.

잔잔하게 시작하다가도 어느 순간 기타가 감정을 끌어올리고, 리듬 섹션이 밀어붙이면서 음악의 정서가 확장된다.

그래서 한로로의 음악은 가사를 읽는 것과 실제 음악으로 듣는 것이 다르다.

글로 읽으면 문장이고, 음악으로 들으면 감정이 된다.

2026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도 이러한 특징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자몽살구클럽』에 대해 기타팝을 중심으로 폭넓은 장르를 자연스럽게 소화한다는 평가가 나왔고, 한로로를 올해의 음악인으로 선정하면서 청춘의 불안과 좌절을 문학적 감수성으로 포착하고 이를 연대와 위로의 메시지로 확장한다는 점을 주목했다.

내가 한 명의 리스너로서 느낀 감정과 음악평론가들이 바라본 한로로의 음악이 묘하게 만나는 부분이다.


나는 왜 한로로에게 빠졌을까

생각해보면 조금 재미있다.

나는 오랫동안 기타를 연주했고 록과 하드록, 헤비메탈 음악을 좋아했다.

화려한 기타 솔로도 좋아하고 강한 리프도 좋아한다.

그런 내가 요즘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뮤지션 가운데 한 명이 한로로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타 사운드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입춘」에서 나를 처음 붙잡은 것도 기타였다.

하지만 세 곡을 직접 연주하고 다른 음악들을 계속 듣다 보니 이유가 그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로로의 음악에는 내가 살아온 시간과 지금의 감정을 동시에 건드리는 무언가가 있다.

레트로한 느낌의 기타 사운드는 과거의 음악적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지금 시대의 언어로 쓰인 가사는 현재의 내 마음을 건드린다.

세대는 다르지만 음악 앞에서는 그 경계가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았다.

좋은 멜로디가 있고,

좋은 기타 소리가 있고,

마음을 움직이는 문장이 있다.

결국 그것이면 충분했다.


기타를 직접 연주해보니 한로로의 음악이 더 좋아졌다

음악을 듣는 것과 직접 연주하는 것은 조금 다른 경험이다.

그냥 들을 때는 지나쳤던 기타 한 음이 연주할 때는 중요하게 느껴지고, 단순하게 들렸던 코드 진행도 실제로 쳐보면 보컬 멜로디와 얼마나 절묘하게 맞물리는지 알게 된다.

「입춘」을 연주하면서는 기타 톤과 분위기를,

「0+0」을 연주하면서는 음악과 가사가 만들어내는 감정을,

「사랑하게 될 거야」를 연주하면서는 두 대의 기타가 서로 공간을 나눠 사용하는 재미를 느꼈다.

세 곡 모두 엄청난 속주나 과시적인 연주가 핵심인 음악은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 기타를 들게 만든다. 

F, C, A, E, D Key 등의 기타 입문자도 손쉽게 익힐 수 있는 쉽고 단순한 코드로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 멜로디라인을 만들 수 있을 까?

어쩌면 이것이 내가 한로로의 음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지도 모르겠다.

기타가 노래보다 앞서려고 하지 않는다.

노래가 전달하려는 감정을 위해 필요한 만큼 연주한다.

오랫동안 기타를 치면서 점점 더 중요하다고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요즘 힘들 때 나는 한로로를 듣는다

음악 취향은 살아가면서 계속 변한다.

어렸을 때는 강렬한 음악이 좋았고, 기타를 시작하면서는 어떻게 연주했는지가 중요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을 듣는 방법도 조금씩 달라졌다.

지금은 연주가 얼마나 화려한가보다 그 음악이 나에게 무엇을 남기는가가 더 중요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한로로의 음악은 내게 꽤 특별하다.

힘든 날에는 위안을 받고,

「0+0」을 들으며 마음이 무너질 때는 그냥 울기도 하고,

기타를 들고 「입춘」을 연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음악에 빠져든다.

누군가에게 한로로는 청춘을 이야기하는 젊은 싱어송라이터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록 뮤지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한로로는 조금 다르다.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이다.

음악에는 세대가 없다.

좋은 음악은 결국 어느 순간 누군가의 삶에 들어온다.

내게는 요즘 그 음악이 한로로다.

그리고 모든 것은 「입춘」의 그 몽글몽글한 기타 소리에서 시작됐다.


유튜브영상 링크 출처 : https://www.youtube.com/@hanroro6055/vide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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