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유 링크 만들기
- X
- 이메일
- 기타 앱
주다스 프리스트는 헤비메탈을 어떻게 완성했을까?
블랙 사바스를 이야기한 뒤 헤비메탈의 역사를 계속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밴드가 있다.
바로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다.
블랙 사바스가 무겁고 어두운 기타 리프를 통해 헤비메탈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었다면, 주다스 프리스트는 그 음악을 조금 더 날카롭고 빠르고 정교하게 다듬었다.
트윈 기타가 만들어내는 강렬한 리프와 하모니, 롭 핼퍼드(Rob Halford)의 폭발적인 고음, 가죽과 금속 스터드로 대표되는 무대 이미지까지.
오늘날 우리가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정통 헤비메탈 밴드’의 모습 가운데 상당 부분이 주다스 프리스트를 거치면서 하나의 문법으로 정리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주다스 프리스트는 정확히 무엇을 바꿨던 것일까?
헤비메탈은 주다스 프리스트 이전에도 이미 존재했다
먼저 한 가지는 분명히 해두는 것이 좋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헤비메탈을 처음 만든 밴드는 아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 록 음악에서는 기타의 볼륨과 디스토션이 점점 강해지고 있었고, 1970년대 초에는
Black Sabbath
Led Zeppelin
Deep Purple
같은 영국 밴드들이 강력한 기타 사운드를 앞세워 새로운 록 음악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특히 블랙 사바스의 무겁고 어두운 리프는 헤비메탈의 탄생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당시에는 하드록과 헤비메탈의 경계가 지금처럼 선명하지 않았다.
블루스의 흔적도 강하게 남아 있었고, 각 밴드의 음악적 방향도 상당히 달랐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등장하면서 그 경계는 조금씩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산업도시 버밍엄에서 등장한 또 하나의 메탈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는 1969년 영국 버밍엄 지역에서 출발했다.
흥미롭게도 블랙 사바스 역시 같은 지역에서 성장했다.
버밍엄은 당시 영국을 대표하는 공업도시 가운데 하나였다.
공장과 철강, 기계가 만들어내는 산업도시의 환경이 직접적으로 헤비메탈을 만들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훗날 이 지역에서 헤비메탈 역사에 결정적인 두 밴드가 등장했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초기 음악도 처음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완성된 메탈 사운드는 아니었다.
1974년 첫 앨범 **《Rocka Rolla》**에서는 1970년대 하드록과 블루스 록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1976년 발표한 **《Sad Wings of Destiny》**를 거치면서 변화가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Victim of Changes〉, 〈The Ripper〉 같은 곡에서는 이후 주다스 프리스트를 상징하게 될 날카로운 기타와 극적인 보컬, 무거운 리프가 점차 뚜렷해진다.
이들은 어느 날 갑자기 헤비메탈을 완성한 것이 아니라 여러 앨범을 거치면서 자신들에게 필요하지 않은 요소를 걷어내고 고유한 메탈 언어를 만들어갔다.
두 대의 기타가 하나의 강력한 무기가 되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을 설명할 때 가장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가 트윈 기타다.
K.K. 다우닝(K.K. Downing)과 글렌 팁튼(Glenn Tipton)은 단순히 기타 두 대로 같은 코드를 더 크게 연주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두 기타는 함께 거대한 리프를 만들기도 하고, 서로 다른 연주를 나눠 맡기도 하며, 때로는 멜로디와 하모니로 다시 합쳐졌다.
이런 구조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에 상당한 입체감을 만들었다.
한 명의 기타리스트가 리듬을 담당하고 다른 한 명이 솔로만 연주하는 단순한 구조보다 훨씬 역동적이었다.
이후 Iron Maiden을 비롯한 NWOBHM 밴드와 파워메탈, 스래시 메탈 등 수많은 후대 밴드에서 두 명의 기타리스트가 만들어내는 하모니와 교차 연주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후대 메탈에 남긴 가장 중요한 음악적 유산 가운데 하나다.
롭 핼퍼드의 목소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악기였다
기타만큼 중요한 인물이 바로 보컬 롭 핼퍼드다.
그의 목소리는 당시 블루스 기반 하드록 보컬과 상당히 다른 인상을 줬다.
낮고 묵직한 목소리에서 출발해 날카로운 고음과 비명에 가까운 스크리밍까지 오가는 보컬은 주다스 프리스트 음악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높은 음을 잘 냈다는 것이 아니다.
헤비메탈의 보컬 역시 기타와 맞서 싸울 정도로 강력한 악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Iron Maiden의 브루스 디킨슨(Bruce Dickinson)을 비롯해 수많은 정통 메탈과 파워메탈 보컬리스트들에게 이런 스타일의 영향을 찾아볼 수 있다.
묵직한 기타 리프 위를 뚫고 올라오는 인간의 목소리.
어쩌면 이것 역시 오늘날 우리가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메탈다운 사운드’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블루스에서 조금씩 멀어지면서 메탈은 독립하기 시작했다
초기 하드록과 헤비메탈의 뿌리를 따라가면 결국 블루스를 만나게 된다.
Black Sabbath, Led Zeppelin, Deep Purple 모두 각기 다른 방식으로 블루스의 영향을 가지고 있었다.
주다스 프리스트 역시 처음부터 블루스와 완전히 분리되어 있던 밴드는 아니다.
하지만 앨범을 거듭할수록 그들은 블루스 특유의 느슨한 그루브보다 직선적인 기타 리프, 정교한 연주와 공격적인 리듬을 점점 더 강조했다.
이 변화는 중요했다.
헤비메탈이 단순히 ‘조금 더 무거운 하드록’이 아니라 자신만의 문법을 가진 독립적인 음악으로 발전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Stained Class》, 메탈은 더 빠르고 날카로워졌다
1977년 《Sin After Sin》을 거쳐 1978년 발표된 **《Stained Class》**에서는 이런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특히 첫 곡 **〈Exciter〉**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음악이 얼마나 빠르고 공격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빠른 기타 리프와 드럼, 고음 보컬이 한꺼번에 몰아친다.
물론 이 한 곡을 두고 스피드 메탈이나 스래시 메탈을 탄생시켰다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하지만 이런 빠른 연주와 직선적인 공격성이 이후 등장하게 될 훨씬 과격한 메탈 음악의 중요한 선행 사례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Metallica와 Slayer를 비롯한 다음 세대 뮤지션들이 Judas Priest의 영향을 언급해온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음악뿐 아니라 ‘헤비메탈의 모습’도 만들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영향력은 소리에만 있지 않았다.
지금 ‘헤비메탈 뮤지션’을 떠올려보자.
검은 가죽.
금속 스터드.
체인.
부츠.
바이커 스타일.
너무 익숙해서 처음부터 메탈의 공식 복장이었던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1970년대 록 밴드들은 히피 문화에서 이어진 의상이나 화려한 무대복 등 매우 다양한 스타일을 사용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1970년대 후반부터 검은 가죽과 금속 장식, 바이커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무대에 도입했다.
그리고 이것은 놀라울 정도로 음악과 잘 어울렸다.
날카로운 기타.
금속성 사운드.
강력한 고음 보컬.
그리고 가죽과 쇠사슬.
소리와 이미지가 하나의 문화로 결합한 것이다.
어쩌면 주다스 프리스트가 헤비메탈을 ‘완성했다’는 표현에서 음악만큼 중요한 부분이 바로 여기에 있을지도 모른다.
메탈이 어떤 소리를 내는 음악인지뿐 아니라, 메탈 밴드가 어떻게 보이는지까지 하나의 이미지로 정립했기 때문이다.
《British Steel》, 헤비메탈을 강력하고 간결한 음악으로 만들다
1980년에는 중요한 앨범이 등장한다.
**《British Steel》**이다.
이 앨범에는
〈Breaking the Law〉
〈Living After Midnight〉
〈Metal Gods〉
〈Rapid Fire〉
〈Grinder〉
같은 곡들이 수록되어 있다.
《British Steel》의 중요한 점은 단순히 사운드가 더 강해졌다는 데 있지 않다.
곡이 상당히 간결하고 직접적이다.
복잡하게 늘어지는 연주보다 강력한 리프와 후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구조가 강조된다.
특히 **〈Breaking the Law〉**의 기타 리프는 매우 단순하다.
기타를 조금이라도 연주해본 사람이라면 비교적 쉽게 따라갈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그 단순함은 약점이 아니라 오히려 곡의 정체성이 됐다.
몇 개의 음만으로도 누구나 즉시 알아들을 수 있는 리프.
헤비메탈에서도 복잡한 연주만큼 강력한 아이디어 하나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다스 프리스트는 《British Steel》을 통해 중요한 가능성을 증명했다.
헤비메탈은 무겁고 공격적이면서 동시에 대중이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음악이 될 수 있다.
이 특징은 1980년대 헤비메탈이 거대한 대중음악 장르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내가 느낀 〈Breaking the Law〉와 《Painkiller》의 거리는 꽤 멀다
여기서부터는 음악잡화점을 운영하면서 느낀 개인적인 감상이다.
〈Breaking the Law〉을 들으면 나는 약간의 올드한 감성을 느낀다.
리프도 단순하다.
그 단순함 때문에 오히려 기억에는 강하게 남지만, 지금의 기준에서 들으면 1980년대 초 헤비메탈 특유의 질감과 시대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진다.
그런데 같은 밴드가 10년 뒤 발표한 **《Painkiller》**를 들으면 느낌이 완전히 달라진다.
처음 《Painkiller》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나를 압도했던 것은 드럼이었다.
마치 폭죽이 갑자기 터지는 것 같은 드럼 인트로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강렬했다.
그 첫 경험은 지금까지도 머릿속에 상당히 선명하게 남아 있다.
초반부터 숨 돌릴 틈 없이 몰아붙이는 속도.
그 위에 얹히는 날카로운 기타.
그리고 거의 금속 덩어리가 부딪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강한 사운드.
개인적인 표현을 빌리자면 도파민이 한꺼번에 분출되는 것 같은 음악이다.
〈Breaking the Law〉이 단순한 리프 하나를 통해 헤비메탈의 직접적인 매력을 보여줬다면, 《Painkiller》에서는 곡의 진행과 연주, 사운드의 밀도 자체가 한 단계 더 진일보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같은 밴드의 음악인데도 시대에 따라 이렇게 다르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Painkiller》, 자신들이 만든 헤비메탈을 다시 더 강하게 만들다
1990년 발표된 **《Painkiller》**는 주다스 프리스트의 긴 역사에서도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타이틀곡 〈Painkiller〉의 시작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새롭게 합류한 드러머 스콧 트래비스(Scott Travis)의 더블베이스 드럼이 곡의 시작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그 위로 K.K. 다우닝과 글렌 팁튼의 기타가 빠르게 들어온다.
그리고 롭 핼퍼드의 극단적인 고음이 사운드를 뚫고 올라온다.
1970년대 Judas Priest와 비교하면 같은 밴드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사운드가 달라졌다.
여기에서 나는 이 밴드의 또 다른 힘을 느낀다.
자신들이 만든 공식에 안주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980년대 후반에는 이미 Metallica, Slayer, Megadeth 같은 훨씬 젊고 과격한 메탈 밴드들이 등장한 뒤였다.
그런데 Judas Priest는 이 새로운 흐름을 피해 과거의 성공만 반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이 만든 정통 헤비메탈의 문법을 다시 더 빠르고 공격적인 형태로 밀어붙였다.
그래서 《Painkiller》를 들으면 단순한 복고 음악이 아니라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메탈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영국 헤비메탈과 미국 헤비메탈은 왜 다르게 느껴질까?
이 역시 상당 부분은 개인적인 감상이다.
나는 영국 출신 헤비메탈 밴드와 미국 출신 헤비메탈 밴드를 들을 때 음악의 결이 꽤 다르게 느껴진다.
물론 국적 하나만으로 음악을 정확하게 구분할 수는 없다.
영국 밴드 안에서도 음악은 제각각이고 미국 밴드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긴 흐름에서 바라보면 재미있는 차이가 보인다.
영국에서는
Black Sabbath
→ Deep Purple
→ Judas Priest
→ Iron Maiden
으로 이어지는 록과 헤비메탈의 오랜 전통이 존재한다.
내가 느끼기에는 이런 영국 밴드들의 음악에는 어딘가 정통적인 록의 질감과 무게가 남아 있다.
반면 이 음악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또 다른 문화와 결합한다.
미국의 젊은 뮤지션들은 영국 헤비메탈과 NWOBHM의 영향을 받아 훨씬 더 빠르고 공격적인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Metallica, Slayer, Megadeth, Anthrax 같은 밴드로 대표되는 미국 스래시 메탈이 등장한다.
나는 이런 차이를 비교해서 듣는 것이 상당히 즐겁다.
록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에서 만들어진 정통적인 감성과, 그 음악이 미국으로 건너간 뒤 미국적인 에너지와 속도로 다시 진화한 과정.
두 음악 가운데 무엇이 더 좋다고 판단하기보다,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음악이 지역과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는지를 듣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Judas Priest는 바로 그 두 세계를 이어주는 중요한 밴드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주다스 프리스트 이전과 이후의 메탈은 무엇이 달랐을까?
아주 단순화해서 정리하면 이렇게 볼 수 있다.
Black Sabbath
어둠 · 무게 · 불길한 분위기 · 거대한 리프
↓
Judas Priest
금속성 리프 · 속도 · 정교함 · 트윈 기타 · 고음 보컬 · 메탈의 시각적 정체성
↓
Iron Maiden과 NWOBHM
속도 · 멜로디 · 에너지 · 새로운 세대
↓
미국 스래시 메탈
더 빠른 속도 · 공격성 · 리프 중심의 극단화
블랙 사바스가 메탈의 가장 깊은 뿌리를 만들었다면, 주다스 프리스트는 그 뿌리에서 자라난 음악을 조금 더 명확한 장르의 형태로 정리한 밴드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실제 음악의 역사는 이렇게 한 줄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Deep Purple, Rainbow, Motörhead를 비롯해 수많은 밴드가 동시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
그래서 누가 최초인가를 따지는 것보다 나는 이런 질문이 더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각 밴드는 헤비메탈에 무엇을 새롭게 추가했는가?
그 질문으로 바라보면 Judas Priest의 역할은 상당히 명확하다.
그리고 Iron Maiden의 시대가 시작된다
1980년 전후 영국에서는 또 다른 세대가 성장하고 있었다.
Iron Maiden, Saxon, Diamond Head 같은 젊은 밴드들이 더 빠르고 에너지 넘치는 헤비메탈을 들고 등장했다.
이 흐름은 곧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Judas Priest는 이들보다 앞선 세대였기 때문에 NWOBHM 밴드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미 Priest가 발전시켜 놓은
빠른 기타 리프
트윈 기타
강한 보컬
금속적인 사운드
헤비메탈의 시각적 이미지
는 다음 세대가 더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이 됐다.
그리고 이 흐름은 다시 미국의 젊은 뮤지션들에게 전달된다.
결국 헤비메탈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정말 주다스 프리스트가 헤비메탈을 ‘완성’했을까?
음악에서 ‘완성’이라는 단어는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
음악에는 실제로 완성이라는 최종 지점이 없기 때문이다.
Judas Priest 이후에도 Iron Maiden이 등장했고 Metallica가 등장했으며, 스래시·데스·블랙·파워·프로그레시브 메탈 등 수많은 장르가 계속 만들어졌다.
따라서 이 글에서 말하는 완성은 헤비메탈의 발전이 Judas Priest에서 끝났다는 뜻이 아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면,
후대 사람들이 ‘정통 헤비메탈’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핵심적인 음악적·시각적 특징 가운데 상당 부분을 하나의 형태로 정리한 밴드라는 의미다.
트윈 기타.
빠르고 정확한 리프.
날카로운 고음 보컬.
블루스에서 한층 멀어진 직선적인 사운드.
가죽과 스터드.
그리고 공연장에서 관객이 함께 외칠 수 있는 강력한 메탈 앤섬.
이 요소들을 하나씩 모아보면 놀라울 정도로 Judas Priest의 모습과 닮아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
헤비메탈은 한 밴드가 혼자 만든 음악이 아니다.
블랙 사바스가 거대한 문을 열었고, Deep Purple과 Led Zeppelin을 비롯한 동시대 밴드들이 하드록의 가능성을 확장했다.
그리고 Judas Priest는 그 안에서 무엇이 ‘메탈다운 것’인지 조금 더 명확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영향력이 특정 히트곡 몇 곡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1980년대 정통 헤비메탈에서도,
NWOBHM에서도,
스래시 메탈에서도,
파워메탈에서도,
그리고 훨씬 과격한 익스트림 메탈에서도,
Judas Priest가 발전시킨 음악적 언어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British Steel》의 단순하고 직접적인 리프에서 《Painkiller》의 폭발적인 속도와 금속성 사운드까지 한 밴드 안에서 모두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의 진짜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영국에서 만들어진 헤비메탈의 정통성이 다음 세대와 미국으로 건너가 계속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가는 과정을 따라 듣는 것 역시 음악을 오래 듣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다.
자신들의 음악이 성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다음 세대가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재료까지 남기는 것.
Judas Priest는 바로 그런 밴드였다.
다음 이야기 — Iron Maiden과 NWOBHM
Black Sabbath에서 시작된 헤비메탈은 Judas Priest를 만나 더 빠르고 날카롭고 정교한 음악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1970년대가 끝날 무렵 영국에서는 또 다른 세대가 등장하고 있었다.
작은 클럽과 공연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젊은 메탈 밴드들이 성장했고, 이 흐름은 곧 NWOBHM(New Wave of British Heavy Meta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 Iron Maiden이 있었다.
다음 음악잡화점에서는
「아이언 메이든은 어떻게 헤비메탈의 전성기를 만들었을까?」
라는 이야기로 이 계보를 계속 이어가보려 한다.
3줄 요약
1. Black Sabbath가 헤비메탈의 무겁고 어두운 토대를 만들었다면 Judas Priest는 트윈 기타, 직선적인 리프와 롭 핼퍼드의 고음 보컬을 결합해 정통 헤비메탈의 문법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었다.
2. 《British Steel》의 간결한 메탈에서 《Painkiller》의 폭발적인 속도와 공격성까지 끊임없이 사운드를 발전시키면서 후대 메탈 밴드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3. Judas Priest의 영향은 Iron Maiden과 NWOBHM을 지나 미국의 스래시 메탈로 이어졌고, 영국과 미국 헤비메탈의 서로 다른 발전 과정을 비교해 듣는 것 역시 메탈 역사의 큰 재미다.

댓글
댓글 쓰기